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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8 대학원 생활을 정리하며 (4)
  2. 2008/01/11 눈오는 날 교정에서 (2)

세상은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한편에 무게를 실어줘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지나치게 우편향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저는 좌편향으로 기울고자 했습니다.

세상의 지식은 지나치게 '제1세계'중심이라 생각했고,

결국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3세계'에 추를 올려놓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여전히 저는 우편향의 세계가 내 안에 심어준

안정과 지속이라는 명제를 통해서

반대편의 세계를 봤고,

그러다보니 반대편의 세계는

역동적이고 변화하는 것으로만 보였습니다.

또한

'제1세계'의 세계 지식이 심어준

경제발전과 정치적 선진화라는 잘 보이지도 않는 실체를 통해서

'제3세계'의 저발전과 정치적 후진을 걱정할 뿐이었습니다.


물에 빠진 채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선

뭍에 나와야 합니다.


바로 이런 기분입니다.

나름 힘들고 고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결국 논문을 완성하고,

석사학위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일단 학업이라는 제 인생의 1막은 막을 내리고,

내 펜과 글을 통해 세상을 만나는 것이 아닌

직접 세상과 맞대면 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제 학업에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주신 가족들.

그리고 기로에 선 순간마다

할 수 있다는 힘을 불어넣어준 많은 친구들.

그리고 지금 제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까지.

모두들 고맙습니다.

이제 학생이 아닌 사회인으로

만나뵙겠습니다.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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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푹푹 날리는 함박눈이라니.

비가 오면 너무나도 당연스럽게 우산을 챙겨들지만,
눈이 오면 조금 다르다.
우산을 쓸 것인가. 아니면 모자를 눌러쓸 것인가.

우산을 택한다면,
나는 너무나도 늙어버린 것 같다.

모자를 택한다면,
뭐 적당히 눈을 맞는 낭만을 즐기면서도 손이 하나 더 편하다.

그렇지만,
오늘은 오후에 중요한 사람을 만날 약속도 있고...
머리가 눌리면 안되는데-_-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봐서
비니를 써주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아무래도 이런 함박눈은 좀 맞아줘야 겨울 같지 않겠어?
난 아직 오는 눈을 걱정할 수트를 입지도,
고정된 머리 스타일로 고객을 맞아야 할 필요로 하지도 않으니까.

별로 서정적이지 못한
나의 성격과 나의 삶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얗게 쏟아지는 눈을 보면서,
그리고 나의 몸무게를 견뎌내면서 한껏 자신을 움추리는
눈을 밟다보면
자연스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백석의 시구가 아니 떠오를 수 없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시인가.
"푹푹"이라는 것은 의성어이자 의태어일 것이다.
눈이 꼬득꼬득 밟히는 소리와 푸욱 꺼지는 모습
그리고 눈이 쏟아지면서 포근포근 싸이는 그 소리와 모양까지 잡아내는 그 형용사라니...
그리고 "응앙응앙" 울다니.
이건 뭔지 몰라도
눈의 결정들이
밀가루처럼 틈없이 서로서로가 응축되기보다는
어느 정도 서로 타협을 하면서
거리를 두고 구슬과 구슬이 맞닿듯이
굴러가는 느낌을 표현하면서도,
나타샤라는 미지의 여인과의 살갗이 마주비벼대는 심상까지도
잘 잡아내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뭐 아무튼. 간만에 제대로 눈을 본다.

결국
오늘도 합동연구실을 지키고 있는 사학과 원생 학우들은
이 눈을 그냥 보낼 수 없어
뛰쳐나오고야 말았다.
오늘 아침에는 왠지 나의 세자르(나의 dslr Pentax K100d의 애칭)를 챙겨나오고 싶더라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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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찍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전원 달려나온 5층 합동연구실 원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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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서양사 전공 학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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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한국사 전공 학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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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2층, 5층 합동연구실 연구원 일동~(아쉽게 동양사 전공이 한 명도 안보이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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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넌 사실 따뜻하다는 거, 난 잘알아..."      눈사람과 교감하는 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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