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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7 [전라도 가는 길] 남부터미널 08:00



전라도 가는 길
20080704 08:00


남부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 몇 년만인지 모른다.

남부터미널이 주는
왠지 서울스럽지 않은 분위기는
이미 세련됨을 더한
반포의 고속버스 터미널이나
강변의 동서울 터미널과는
다른 향취를 흠뻑 느끼게 해준다.

그런데 이곳에도
언제 들어섰는지 모를
던킨 도너츠가 덩그러니 서있다.

깨끗한 정방형의 알파벳이 주는 세련됨과는 달리
터미널은 시린 오뎅국물 냄새가
습한 장마 여름의 공기와 함께 코 안으로 퍼져들어온다.

무슨 일일까? 상기된 얼굴의 사람들이 분주히 오간다.
까만 모자와 까만 건빵바지를 입은 사람들,
어깨는 남자처럼 넓은 여자 용역들은
부지런히 어디론가 짐을 내려놓는다.
그녀들 뒤에는 뒷짐을 진 검은 양복의 사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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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이 터진다.
높은 언성이 오간다.
어묵 국물이 흐른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떨어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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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가게에는
그 자리에 물건들이 붙박이되어 있었다는
황적색 흉터만을 내민 채
먼지만 뒹굴고 있을 뿐이다.

또 다른 한 가게에는
필시 가족으로 보이는 일단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그들이 셔터를 반으로 내리고 있음은,
과거의 삶을 지키겠다는 의지와
현재 닥쳐오는 개발에 대해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욕망을 대변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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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터미널도
곧 서울의 다른 모던한 공간처럼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것이 보다 나은 편의를 제공할 수도 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기존의 가치를 항상
뒤엎을만한 것은 아니다.

가끔
한 사람의 이익은
다른 사람의 생존과 부딪히기도 한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 하나는
생존과 이익은
등호로 연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닌가? 그것마저 변했는가?


전라도로 가는 길.
시작이 어수선하다.

아침을 챙겨먹지 못한 미각과 후각은
예민할만큼 예민해져 있다.

그래서일까?

땅에 떨어져
먹지 못할 어묵이 풍기는 냄새는

단지
지독한 악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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